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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체 면적의 90%가 산과 강인 산악마을, 인제. 높고 험한 산세만큼이나 굽이굽이 요동치는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다.
한때 인제는 남한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이었다. 광복 직후 38선을 경계로 일부는 이북으로, 일부는 홍천군으로 편입됐던 것이다. 타의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렸으니 그곳은 곧 격전장이었다. 같은 하늘 아래 다른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매일 총구를 겨누는 동네. 그렇게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난 피란민들은 6.25전쟁 후 폐허가 된 마을을 다시 일궈내야 했다.
긴 세월이 지나 인제는 다시 옛 이름을 찾았지만 휴전선을 머리에 이고 사는 인제 사람들에겐 지금도 그 어느 곳보다 평화가 절실하다. 늘 그 자리에 있는 산처럼, 강처럼 언제까지나 이 청정 자연 속에 머물길 바란다.
<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> 152번째 여정은 아픔을 딛고 꾸밈없이, 더 선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고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 강원도 인제로 떠나본다.
사계절 아름다운 인제에서도 유독 겨울에 더 빛나는 숲이 있다. 원대리에 위치한 ‘속삭이는 자작나무 숲’. 원대봉 능선을 따라 70여만 그루 식재된 자작나무는 2012년 개방 후 인제의 자랑이 됐다. 추운 북쪽 지방에서만 자생하는 탓에 국내에서는 자작나무 군락이 드물다. 하지만 원대리 주민들은 오래도록 민둥산이었던 땅에 자작나무를 심었고 수십 년에 걸쳐 그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냈다.
지게에 묘목을 짊어지고 어린 나무가 못 자랄까 풀을 깎으며 오랜 정을 쌓은 원대리 사람들. 가난했던 시절, 벌목용으로 심었던 자작나무 숲은 그렇게 치유의 공간으로 변모했다. ‘당신을 기다립니다’라는 자작나무의 꽃말처럼, 이제 숲은 모든 이들을 기다린다. 지친 일상 속 또 다른 세계가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가만가만 어루만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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